BPF2008 - 블로거와 함께 하는 영화 축제.

간만에 여유로운 토요일 오후, 태터앤미디어에서 주관하고 여러 기관에서 후원한 재미났던 행사에 참석했다. 오랫만에 꼬날님도 뵙고, 한 번 쯤 보고싶었던 패널들의 이야기도 직접 듣고 싶어서 참가 신청을 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매일매일 별다른 일 없는 일상에 불만없이 충실한 내게, BPF2008가 준비한 3가지 프로그램은 신나는 문화 체험이었다.

첫번째 프로그램이었던,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상영회'와 '블로거와 함께하는 요절복통 영화 토크쇼'는, 상영된 영화 '기담'도, 토크쇼도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재미있었다. 극장 관객 100만이 안되는 영화 중에서 선정된 '기담'의 경우 조금만 더 단순하게 만들었다면 100만이 넘을 수 있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조금 머리를 쓰며 영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토크쇼에서는 영화인이면서 블로거인 네 분 패널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진행되었는데, 역시 네 분도 블로그에서 글쓰기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었다. 자유로운 글쓰기와 대중을 향한 글쓰기의 경계 속에서 조금은 조심스럽게 줄을 타거나, 주저주저하는 건 그 분들도 똑같은 고민이었다. 네 분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분은 원승환 인디스페이스 소장님이었는데, 인디스페이스가 처한 고민-외면과 소외-은 원소장님과 블로거들이 지금보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어느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에 가벼운 자리에서 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런 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두번째 프로그램이었던 '블로거 프리미어 시사회'는 미리 신청하지 못했지만, 꼬날님께서 신경써 주셔서 참석할 수 있었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플래닛테러'라는 영화였는데, 문외한인 내가 그냥 가볍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좀비'에 대해서는 2년 전 쯤 처음으로 강의에서 아이들이 작품으로 만들어서 알게 되었고, 한겨레 신문의 만화를 통해 '참 적응되지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던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였다. 그럼에도 감독의 익살스러운 장난이 여기저기 배열되어 있어서 조금은 잔인한 내용도 그닥 잔인하다기 보다는 코믹하게 볼 수 있는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하자 마자 극장에서 내리게 되었다는데, 아직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좀비는 익숙하지 못한 소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천재성있는 감독의 여유있는 작업에 부러움과 탄사가 오버랩되었다.

재미있게 두번재 프로그램까지 참석하고 나니, 5천원의 참가비만으로 현장 접수가 가능했던 세번째 프로그램 '로큰롤 밴드 오! 부라더스와 함께하는 신나는 파티'도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대 클럽에 익숙한 편이 아니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는 몰랐지만, '딴따라 땐스홀'의 땐스팀과 '오! 부라더스' 팀의 조화는, 비록 내겐 그림의 떡이었지만, 참석자들의 흥을 돋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참 잘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고 난 느낌이랄까? 입체적으로 느끼게 되는 공간의 예술을 체험하며, 조금 관심가져 볼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이렇듯 BPF2008은 내게 나름 의미있는 문화 체험 여행을 선사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참여할 수 있는 정기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해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행사를 준비하신 정말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Posted by sol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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