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에 해당되는 글 9건
- 2008/05/06 100년전 한성을 누비다 - 신문사 사옥터를 찾아
- 2007/04/29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은희경
- 2007/04/24 책 읽는 책 - 박민영 지음
- 2007/04/23 헤르만헤세의 독서의기술 - 헤르만헤세 (2)
- 2007/04/19 얼굴의 심리학 - 폴 에크먼 지음 (2)
- 2007/04/11 사람이 즐거워지는 1만명 인맥 - 김승용 지음
- 2007/04/08 인간관계 맥을 짚어라 - 양광모 지음 (4)
- 2007/04/05 (혼다, 꿈의 이력서) 좋아하는 일에 미쳐라
- 2007/04/03 블링크 - 말콤 글래드웰
은희경의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와 이날 포럼에 참석하셨던 김창연님께서 직접 쓰신 'must have 윈도우 비스타를 가져라'라는 책이었다. 김창연님의 책은 비스타를 설치해놓고 사용법을 몰라 헤메고 있는 하령목자님께 바로 전해드렸다.
은희경... 그녀의 책과 신경숙, 공지영의 책을 한 번 쯤 안읽으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때가 있었다. 그 뒤로 오랫동안 잊혀져 있던 그녀의 책을 오랫만에 접했는데... 그녀를 붙잡고 있는 허무가 더 깊어져 있다. 난 은희경을 알지 못한다. 만나 본 적도 없기에 더욱 작품으로 밖에 그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밖에 평가할 수 없는 내가 혼란스럽다. 그녀만큼이나 모든 걸 비판적이고 냉소적으로 바라보는게 깊어진 탓일까?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하면 우악스럽게 대들수도 있는데... 그녀는 그런 아름다움을 대수롭지 않게 바라본다. 멸시받는 나 역시 멸시에 익숙해져 있다. 세상은 발악한다고 변하는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언제나 똑같지만... 그런 똑같은 세상을 향대 대드는 인간도 똑같다. 그렇다고 그렇게 대드는 인간을 우습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그녀는 그런 그들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지만... 그들은 가까이서 함께하고 더불어 울고 웃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은 폭력도, 전쟁도, 미움도 아니다. 무관심이다. 그녀는 무관심을 통해 관심을 환기 시키고 싶을 수도 있었겠지만, 무관심은 더 깊은 무관심을 낳을 뿐이다.
그녀가 바라보았던 무관심 속의 사람들... 그들을 또다시 무관심 속에 내팽겨쳐 두지 않았음 좋겠다.
'책 읽기'는 과연 무엇일까? 무슨 의미일까? 왜 '책 읽기'를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공부는 모르는 것을 알게하기도 하지만, 정형화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책 읽기'는 자유로와 한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책 읽기'가 정형화될 때, 그 '책 읽기'는 왠지 어색해 진다.
나는 잡독하는 편이다. 무슨 책이든지 손에 붙잡히면 읽는 편이다. 그리고, 왠만하면 완독하는 편이다. 그래서, 때론 정말 재미없고 공감도 안되는 책을 끝까지 붙들고 있다.
나는 책을 거의 사지 않는다.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 놓는 순간부터 나는 죄인이 된다. '대체 왜 저 책을 가두어 놓고 있는거지?', '얼마나 갑갑할까?' 온갖 생각이 나를 괴롭힌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서점을 좋아한다. 도서관의 책들에게서는 활기를 느낀다. 이사람 손에서 저사람 손으로 옮겨가며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생기가 나를 더욱 즐겁게 한다. 서점의 책들에게서는 잘 차려진 밥상을 받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서가의 한 구석에서 먼지가 풀풀날리고 있는 책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누구의 손길도 닿아보지 못하고 그 생을 마감해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도서관에도 먼지 쌓인 책들이 있지만 그래도 그 책들은 제 역할을 다했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고 여긴다. 때로 도서관 한 구석 정말 먼지 뽀얗게 쌓인 책 가운데 발행 년도가 수십 년 전이고, 그 내용을 다시 봐도 훌륭한 책을 발견할 때는 그 책에 대한 경외감과 감격에 휩싸인다.
도서관에서는 책 순례하기를 좋아한다. 어느 쪽에 어떠한 책들이 꽂혀 있는지 살펴보는 일은 배낭 여행하는 일에 맞먹는 만큼 즐거운 일이다. 그러다 맘에 드는 책이라도 하나 발견한다치면 왠지 횡재한 듯한 느낌이다. 요즘은 반납장을 기웃거린다. 누군가 최근에 읽어봤던 책, '그이가 왜 이 책을 골라 봤을까?'하는 생각과 '그이에게 쓸모 있었던 만큼 내게도 쓸모 있을 책'이라는 생각에서다. 생각보다 훨씬 좋은 책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서점에서 자리잡고 책읽기도 좋아한다. 서점에서는 도서관보다 최신판을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한 권 들고 책을 읽다가 다음에 다시와도 그 책이 그 책은 아니겠지만 항상 그자리에 있기에 또다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더불어 책을 완독하는 경우, 누가 들으면 비웃음 살 소리지만, 책 값 만큼 벌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특히 돈주고 사봤다면 아까웠을 책인 경우 더욱 그렇다.
나는 퀴퀴한 책 냄새를 좋아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는 주로 고서가 있는 귀중본 열람실을 좋아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의 손에서 손으로 옮겨다니다가 이제는 별로 찾는 이 없는 책들을 좋아한다. 그런 책들에게서는 인자한 할아버지 냄새가 난다. 그리고 찾아온 손주를 반기는 듯한 할아버지의 손주가 된 느낌이다. 그런 할아버지에게서 듣는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나 재미있고 즐겁다. 한동안 외로웠던 할아버지에게 효도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중고서점에 아주 가끔 가기는 하지만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측은해서다. '왜 버려졌을까?'... 그런 그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안타깝다. 그리고, 턱없이 높게 매겨진 그들의 몸 값에 더욱 불쌍함을 느낀다. 그들은 중고서점 주인의 볼모인 것이다.
나는 주인이 누가 되었든 나를 빤히 쳐다보는 책은 들어다가 내 앞에 놓고 들여다 본다. 대체 어떤 녀석인지 궁금해 한다. '대체 쥔장은 무슨 생각으로 이 녀석을 책꽂이 꽂아 놓았을까?'와 '쥔장과 이 녀석과의 관계는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가지고 읽는다. 그러고 쥔장의 책꽂이에 다시 꽂아 놓으면 녀석 때문에 쥔장하고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가끔, 아주 정말 가끔이다, 쥔장의 책꽂이에 다시 돌려 놓지 못해서, 난 평생 그이에게 죄 지은 느낌으로 그이를 대한다. 그런 이가 한 두어명 된다.
내용이 훌륭한 책이든, 그렇지 못한 책이든 나는 일단 존경한다. 짜집기든 아니든 그 만한 분량으로 글을 담아내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책읽기... 나와 많이 닮아 있다. 기초가 없고 체계적으로 교육 받지 못해서 젠틀함은 없지만, 천방지축으로 뭔가 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이다. 나의 책읽기는 나의 인생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서 부터 살아가는 모습까지... 그렇기에 나의 삶이 계속되는 한, 나의 책읽기도 계속될 것이다.
* '책 읽는 책'과는 별로 관계없는 감상...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
'헤르만헤세의 독서의 기술'은 나쁘지 않다. 주로 1900년대 초반의 그의 책에 대한 글을 모아놓았다.
헤르만헤세의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면서, 정말로 개인적인 일로 인해서... 그는 음울하고 신경증적인 사람이라고 규정했던 지난 날의 나의 판단이 그리 틀리지는 않았다고 느낀다. 다만, 그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가 나쁘다고 생각했던 것도 순전히 혼자 생각했던 것이면서 말이다. ㅋㅋ 그는 정말 섬세하고 명확한 사람이다. 철학적 교양과 소양도 높은 이지적인 사람이다. 그냥 희로애락을 자유롭게 느끼고 표현하는 범인이 아닌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범속할 수 밖에 없는 난 그를 신경증적이라고 규정했을 지 모르겠다. 또 너무나 높은 교양과 소양으로 인해 둘러쳐진 지적 장막으로 인해 음울하다고 판단했을 지도 모르겠다.
헤르만헤세의 독서의기술은 수준높은 교양서다. 높은 교양과 지성을 갖추고자 스스로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교양과 지성은 안타깝게도 후천적이라기 보다는 선천적 영향이 크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다는 것보다는 개인을 둘러싼 주변환경과 습관, 이런 것들이 교양과 지성을 만들어낸다. 교양과 지성은 돈으로 어느 정도는 커버할 수 있겠지만... 의도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는 있을거다... 교양과 지성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그의 글을 통해서, 헤르만헤세는 그런 아우라가 있는 환경에서 자랐고, 또 자신이 그런 아우라를 보탰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아우라를 매우 갖고 싶어하고, 부러워하는 입장에서... 신포도의 여우 같은 입장일 수 밖에... 하는 부끄러움이 있다.
암튼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마음에 커다란 풍경화를 그리는 것 같다. 한 권 한 권 입력될 때 마다 풍경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그리고 가끔 그 풍경화를 감상하거나, 붓질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자의 마음에 그려진 풍경화가 어떤 것일지는 그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겠지만... 마음에 풍경화 한 폭 걸어두고 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마음의 여유의 크기를 가늠 할 수 있을 것 같다.
겉은 우울하고 신경증적으로 보이지만...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으로^^... 마음의 여유가 넉넉했던 헤르만헤세를 알 수 있어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그만큼 내 마음의 풍경도 조금은 바뀌어 있는 것 같다.
학교 서점 진열대에 올라온 뒤로 맘으로 찜해두었던 건데, 이번에 읽게 되었다. 에크먼이 워낙 유명한... 학계에서말이다... 학자여서, 책 제목만으로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무슨 내용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역시 책의 내용은 조금 무거운 편이다. 일반인들이 그냥 쉽게 읽기에는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를 따라잡을 수 없을 없겠다. 그럼에도 꼭 한 번 쯤 읽어두면 너무나 좋을 내용이다.
'얼굴은 감정의 즉각적인 표현 매체이다.'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얼굴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할 수 있었다. '뻘쭘'이 나를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한다면 '뻘쭘'은 에크먼이 언급한 내용보다 다양한 나의 감정 표현 양식이다. 나의 경우 에크먼이 말한 것처럼 나 스스로 나의 감정을 느끼는 센서는 꽤 풍부하게 발달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현저하게 떨어지다 보니 그 양자 사이의 간극이 '뻘쭘'의 표현 양식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그나마 감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조그만 위로를 얻을 수 있었다.
요즘 동영상 매체의 접근이 매우 쉬워졌는데, 그 매체로 자기의 모습을 담아보는 것도 매우 괜찮을 것 같다. 사진하고는 또다른 느낌이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보다 유용할 것이다. 특히, 에크먼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표현 양식이 있다면, 자신의 표정을 보며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cue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 표현도 보다 다양하고 세련되게 할 수 있겠다.
앞서 포스팅했던 것처럼 양승모의 저서에서 좀 많이 실망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김승용의 책을 읽으면서 왜 그랬는지를 명확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건... 양승모는 인용을 너무 많이 해서 짜집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김승용은 인용을 하더라도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게 크게 다른 점이다. 그렇다. 그게 저자와 대화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하고 생각하면, 저자는 카운셀러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훨씬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만큼, 김승용의 글을 통해 이것저것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인맥을 만드는 테크니컬한 문제들을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가까이 두고 참고할 만한 내용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를 포스팅 할 때도 그랬지만, 지식을 잘 풀어낸다는 건 참 훌륭한 은사인 것 같다. 아는 것도 많고, 이해한 만큼 남들에게 풀어 낼 수 있는 능력, 참 부러운 능력이다. :)
음... 저자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책 한 권이라는 분량으로 만들어 냈다. 요즘 출판 시장이 기획시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양광모의 책은 기획서라는 생각이 계속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그 생각 덕분에(?) 다른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인간관계의 맥을 짚는 이유가 무너진 인간관계를 회복시키거나 지금의 인간관계를 잘 유지시켜 보고자함인데, 정작 인간관계에 대한 글보다는 맥을 짚는 스킬에 대해서만 언급이 많았다. 병보다는 약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겠다.
나의 인간관계는 매우 빈약하다. 책에서 언급된 고슴도치형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나의 핸드폰 속에는 500명이 넘는 사람이 등록되어 있으며, 길을 가다가 이사람 저사람 아는 사람을 많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에 동행하는 사람에게 가끔 미안하기도 하다. 해외에도 왠만한 곳에 지인들이 있어 왠만한 도움을 받는 데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난 왜 인간관계가 빈약할까?
난 피상적으로 인간관계가 확장되는 데 많은 갈등을 느낀다. 수없이 만나고, 수없이 헤어지는 관계가 인간이 맺을 수 밖에 없는 관계성의 본질일 수 있겠지만, 저자가 이야기 하는 것처럼 1000명을 만나봐야 14명 정도가 남는다고하는데, 난 나머지 986명에 대해서 관심을 끊을 수가 없다. 관심을 끊을 수도 없으면서 관심을 가질 수도 없기 때문에 더욱 난감하다. 그런 난감함이 인간관계가 빈약하다고 느끼는 원인이 된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러한 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해서... 아니 나의 기대가 이 책의 주제와는 전혀 무관한 나만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책에 대해서 좀 많이 실망했다. 블로그포럼을 위해 추천도서 몇 권을 더 준비했는데, 나머지도 비슷비슷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런 걱정이 기우이기를 바랄뿐....
근데... 난 역시 넘 비판적이다. 이러니... 인간관계가 빈약하지... 고슴도치가 온 몸의 바늘을 치켜세우면 누가 가까이 오겠나... 그런데... 요즘 고슴도치도 애완동물로 인기던데.... 흠.
가끔 독특한 광고로 주목받는 일본 혼다(HONDA). 그냥 도요타 보다 조금 못한 일본 자동차 회사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혼다가 그냥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오토바이 회사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제야 인식했다.
'기술자는 예술가다', '나쁜아이에게 기대하라', '먼저 자신을 위해서 일하라' 등 '좋아하는 일에 미쳐라'는 책 제목 만큼이나 흥미로운 제목과 내용의 글들이 담겨 있다. 요즘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라 고민하는 학생들을 종종 접하다 보니, 보다 일찍 이런 한 마디를 가슴에 담아두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성공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성공하기 전에 이런 말들을 실천했기에 성공했으리라 믿는다. '공부하지 마라'는 혼다 소이치로의 말은 정말 공부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책 속에만 묻혀있다 실천하기 어려울 때를 염려해서 하는 말이다. 또 꼭 책속에만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물으면 된다'는 그의 말은 행동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전문가에게 묻고, 전문가를 전문가로 대접해야 한다'는 그의 한 마디 역시 가슴에 와닿는다. 그가 그의 파트너 후지사와와의 관계 속에 그의 말들을 행동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욱 가슴에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가 이런 말을 남긴 게 다름아닌 1950년대 전후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좋아하는 일에 미치는 일... 솔직히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좋아하는 일에 미칠 수 있을 것 같지만, 정작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게 현실이니까 말이다.
제목을 보고 처음 받았던 인상은 '소설인가?'하는 것이었다. 학교 구내 서점에 얼마전부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던 책이어서 기억해 두었던 건데, 중앙도서관 반납 진열장에 떡하니 놓여있는게 아닌가? 이게 왠 횡재냐 싶어 얼른 집어들고 대출을 신청했다. 그랬더니... 예약도서인데 실수로 반납 도서로 처리된 것 같다고 대출 불가라고 했다. 이런... 구내 서점 베스트셀러가 그리 호락호락 넘어올리가 없지...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런데, 얼마뒤에 다시 찾은 중앙도서관 반납장... 이 책이 다시 보이는게 아닌가... 이 책하고 나는 인연이 있음에 틀림없다. ^^
참 신나게 읽었다. 아카데믹한 내용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간 책이다. 어찌보면 몇 년을 두고 공부한 내용을 단 책 한 권에, 그것도 누구나 읽으면 그 방면에 한 마디씩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밀하게 정리되어 있다. 말콤 글래드웰은 관련 연구들을 무척 쉽게 인용하고 있다. 전문적인 저널에 실렸음직한 결과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그런 저자의 능력에 감탄사를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블링크의 내용은 한마디로 인간의 인지와 판단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이다. 인간의 인지 과정이 복잡하면서도 얼마나 단순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블링크, 눈 한 번의 깜박임은 2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 순간 인간의 인지과정은 순식간에 종료된다. 이후의 과정은 순식간에 결정된 내용을 합리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인간의 인지 과정이 어찌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지만 다분히 합리적이고 이유있는 과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합리적으로 접근하다보면 그 비합리성으로 인해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해 진다.
저자가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는 폴 에크만의 연구결과는 합리성을 띄지만, 합리적으로 접근하면 비합리성에 의해 비판받게 된다. 실제로 폴 에크만의 연구 결과는 학계에서 많은 논란거리이다. 폴 에크만의 연구 결과를 동양의 관상학에 연관 지어 본다면 무척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그런 시도가 몇 번 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학계에서 그리 주목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순간적인 인지과정의 종료, 그게 편견에 의한 것일 수도, 아님 기존 경험의 산물일 수도 있지만, 인간은 일상 속에서 상당히 그렇게 인지하고, 판단하며, 행동한다. 그런 인간의 행동을 비합리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상당히 이유있고 합리적인 행동이다. 예를 들어, 다양한 정보 처리를 손쉽게 하기 위한 적응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순간적인 인지과정의 종료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천재성에 대한 경외와 그만큼 다다르기 위한 치열한 노력 사이에서 많은 괴리를 느꼈기 때문이다. 천재성은 다름아닌 순간적인 인지와 판단, 행동이 적합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반면, 치열한 노력은 인지와 판단, 행동을 합리적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이며, 그것이 누적되어 천재성과 비슷한 결과를 도출한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삼성 이병철 회장의 사업 판단과 삼성 경제 연구소 연구원들의 연구 결과에 의한 사업 판단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이회장의 그것은 천재적인 것이며, 연구원들의 결과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나는 천재적인 것에 경외와 찬사를 보내며, 치열한 노력 역시 비슷한 경외와 찬사를 보낸다. 가르치는 입장에서 치열한 노력을 하는 이들을 만나기를 원한다. 천재성을 가진 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은 오히려 거북하다. 가르친답시고 오히려 그 번뜩이는 천재성을 틀안에 가두는 우를 범한다. 이병철 회장과 대비되는 연구원들 가운데도 분명 천재성이 번뜩이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천재성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구조와 틀이 그들을 옭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자는 구조와 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런데, 그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이 천재인지, 아님 치열하게 노력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참 어려울게다. ^^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은 참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